우울한 기분으로 젖을 주지 마라

엄마가 편안해야 아이도 편안해 아직 생기지 않은 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모안자안 가소환어미형야(母安子安 可消患於未形也)

[동의보감] 잡병 편 소아 문

아이 하나를 키우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특히 젖먹이 아기에게 모유 수유를 하면서 집안일까지 하다 보면 금세 고단해집니다. 몸이 고단해지니 마음도 지치고 기분도 우울해지고 예민해지기 쉽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젖을 주면 혹시 우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까요?

[동의보감]에서는 아이에게 젖을 주는 유모가 갖춰야 할 품성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무릇 유모를 고를 때에는 반드시 성정이 부드럽고 밝으며 살갗이 충실하고 질병이 없는 이라야 한다.”

또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유모의 체질이 강한지 약한지, 성정이 부드러운지 다급한지는 아이가 빨리 닮게 되므로 더욱 중요하다.” 가만히 살펴보면 유모, 즉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이의 성품과 건강을 모두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유모가 음식을 먹으면 곧바로 젖으로 나오게 되고 유모의 감정과 욕심이 움직이면 곧바로 젖에 영향을 미친다”라고도 했습니다. 이는 젖을 주는 엄마가 먹은 음식이 바로 젖의 재료가 되며, 엄마가 느끼는 감정이 곧바로 젖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엄마가 좋은 음식을 먹으면 좋은 젖이 만들어질 것이며, 엄마가 나쁜 음식을 먹으면 나쁜 젖이 만들어지겠지요. 엄마가 즐거운 마음으로 수유를 하면 즐거움이 담긴 젖이 아이에게 전해지지만, 짜증나고 우울한 마음으로 수유를 하면 짜증과 우울함이 담긴 젖이 아이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할 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육아가 힘들어 몸이 고단하고 짜증이 날지라도 모유 수유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잠시 우울함과 짜증을 접고 즐거운 마음을 품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말 못하는 어린아이지만 엄마가 느끼는 기분을 모유를 통해 함께 느끼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편안해야 아이도 편안해 아직 생기지 않은 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건강하고 밝은 마음으로 키우면 반드시 건강하고 밝은 아이로 자라날 것입니다.

 출처 : 앙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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